베트남 술 시장, 2022년 100억 달러 성장 기대

김영상 기자 김영상 기자 / 기사승인 : 2021-05-27 11: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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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80% 차지…희귀한 아열대 기후 영향

▲ 사진 = 게티이미지.


[아시아뉴스 = 김영상 기자]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베트남 술 시장은 전반적으로 우상향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현재 베트남 술 시장은 맥주가 큰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맥주를 제외한 나머지 시장 또한 꾸준히 확대 추세에 있다. 
 
코트라에 따르면 독일 기반의 시장 조사업체 스타티스타(Statista) 통계에서 2013년~2019년 베트남 술 시장은 현지 소비자들의 구매력 제고 및 음주문화 활성 기류를 따라 연평균 성장률 8.35%로 안정적인 확장세를 보였다. 해당 시장 규모는 2019년 98억 2500만 달러를 기록한 데 이어 2020년 10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예기치 못한 팬데믹 여파로 현지 술 시장 규모는 8.6% 축소돼 시장 매출이 2018년보다 못한 수준으로 퇴보했다.

 

Statista는 2021년 베트남 내 주류(酒類) 품목 소비가 회복되기 시작해 2022년 그 시장 규모가 100억 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한다. 영국 기반 시장 조사업체 유로모니터(Euromonitor)는 2020년 위축됐던 베트남 술 시장 매출이 2022년 들어 팬데믹 전과 같은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 예측한 바 있다.
 

베트남 술 시장은 맥주가 약 80%를 차지한다. 호찌민시를 비롯한 베트남 남부는 연중 27~30°C에 이르는 고온을 유지하는 한편 북부도 대체로 눈이 희귀한 아열대 기후이다. 이에 무더운 날씨로 인한 해갈 수요가 현지인들의 맥주 소비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추측된다.
 

더불어, 맥주의 알코올 평균 도수 및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아 베트남에서는 와인이나 증류주 등의 술보다 맥주 소비가 월등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지 띠엔퐁 일보(Tiền Phong)은 과거 일부 현지 소비자들에게 맥주는 다른 주종보다 알코올 도수가 약해 건강에 덜 해롭다는 인식이 보편적이었고, 이 때문에 다른 술보다 맥주 소비량이 많았다고 전했다.
 

베트남 맥주 시장은 각 지역별 대표 현지 기업, 하이네켄이나 사포로 등과 같은 글로벌 유명 기업들이 치열한 점유율 경쟁을 진행 중이다. 수제 맥주 브랜드들(주로 외국인 투자) 또한 2013년~2015년 시점부터 두각을 드러냈는데, 현지 수제 맥주는 현지 밀레니얼 소비자를 중심으로 유명 식당 및 바에서 주로 유통된다.

 

베트남 술 시장에서 맥주를 제외한 나머지 20%는 와인, 증류주, 사과주(cider·perry), 현지 전통 곡주 등이 차지한다. 다만 20%라는 숫자는 비율일 뿐 와인·증류주·사과주·곡주를 아우른 기타 주류 시장은 전반적인 술 시장 동향과 비례해 꾸준히 성장 중이다. 무엇보다 이 기타 주류 시장은 소수 브랜드가 과점하지 않고 다양한 종류·브랜드의 술들이 분할 점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눈여겨볼 만하다.
 

과거 베트남 소비자에게 외국 술이라 함은 프랑스산 와인이나 중고가 양주가 대표적이었으며, ‘비싼 술’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베트남에서 외국 술은 수입관세가 40~55%(MFN 기준) 정도로 상대적으로 높이 적용되는데 더해 부가가치세(10%)와 특별소비세(35~65%)까지 부과된다. 여러 세금이 중첩 부과된 수입 술은 최종 소비자 가격이 현지 생산 맥주나 전통 곡주에 비교해 수십 배 높다. 더욱이, 술 유통 사업은 베트남에서 조건부 사업(conditional business)이라 제약 요건이 있고 수입 및 유통 라이선스 발급도 상대적으로 까다로운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트남에서 유통되는 외국 술 브랜드와 주종은 가일층 다양해지는 추세이다. 베트남 주류 음료 수입 규정이 2008년, 2012년, 2017년, 2020년 순차적으로 점진 완화됨에 따라 시장 진입 관문이 전보다 넓어졌다. 베트남이 한국·베트남 FTA, 유럽연합(EU)·베트남 자유무역협정(FTA),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등 자유무역협정을 적극 추진한 덕에 외국 수입 술에 대한 베트남 소비자들의 접근성도 높아졌다.
 

베트남의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따라 현지 소비자 구매력이 제고된 한편, 소비자 의식 변화로 새로운 식문화 및 상품 시도가 증가했다. 피치솔루션스(Fitch Solutions)에 따르면 2001년까지만 하더라도 베트남에서 유통되는 와인은 대부분 프랑스산으로 수입 와인시장 전체 매출의 68.5%를 차지했지만, 2018년에는 24.4%로 대폭 감소했다. 현재 베트남 시장에서는 칠레, 이탈리아, 아르헨티나 등 다양한 국가의 와인이 고루 유통된다. 아울러 한국 소주와 막걸리, 일본 사케와 매실주 등은 현지 한국 및 일본 식당이 늘어난 만큼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는 상품이 됐다.
 

현지 전문가는 “현재 베트남 맥주 시장은 레드오션이므로 베트남 진출을 고려하는 우리 술 사업자에게는 맥주를 제외한 나머지 시장에 대한 진입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베트남에서 술은 10병 중 8병이 식당이나 바 등 온트레이드(on-trade) 채널에서 유통되며, 맥주를 제외한 외국 술의 판매 가격이 통상 중고가에 형성된 사실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상 기자 kysang@asianew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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