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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USTR)가 15일(현지시간) 워싱턴DC 재무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10.15 연합뉴스 제공 |
한미 통화 스와프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며, 양국 간의 무역협상 최종 타결이 가까워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으로 촉발된 이번 협상은 한국의 대미 투자와 외환시장 안전장치에 대한 이견이 줄어들면서 긍정적인 신호를 보이고 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10일 내로 무엇인가를 예상한다"며 협상 진전을 시사했다.
베선트 장관은 한국의 대미 투자 약속과 관련된 이견이 해소될 것이라고 확신하며, "우리는 현재 대화하고 있으며, 한국과 마무리하려는 참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는 한미 간의 무역협상이 곧 결실을 맺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양측이 계속 빠른 속도로 서로 조율하는 단계"라고 전하며 협상 진행 상황을 알렸다.
한미는 지난 7월 30일에 타결한 관세협상에서 미국이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고, 한국이 총 3천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시행하기로 합의했으나, 대미 투자의 이행 방안에 대한 이견이 존재했다. 한국은 대규모 투자의 대부분을 보증 형태로 진행하고, 직접 현금 투자는 5% 정도로 제한하려는 구상을 세웠다. 반면, 미국은 일본과의 합의처럼 '투자 백지수표'를 요구했다.
이후 한국 정부는 무제한 한미 통화 스와프 체결, 합리적인 직접 투자 비중, 그리고 '상업적 합리성' 차원에서의 투자처 선정 관여권 보장을 요구하며 협상에 나섰다. 베선트 장관의 발언에 따르면, 세부 사항에서 이견이 좁혀지고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점에서, 2개월 반 동안 이어진 후속 협상의 타결이 임박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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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5일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ㆍ중앙은행총재 회의'와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을 위해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미국 워싱턴DC로 출국하기에 앞서 발언하고 있다. 2025.10.15 연합뉴스 제공 |
구 부총리는 3천500억 달러 투자 패키지 구성에 대해 "미국과 계속 협의 중에 있다"며, 베선트 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한국 측의 입장을 이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의 대규모 대미 투자금 지출 시 외환 위기를 방지하기 위한 안전장치 마련 필요성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언급이 나왔다. 베선트 장관은 통화 스와프 체결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재무부가 통화 스와프를 제공하지는 않지만, 한국은 이미 싱가포르처럼 통화 스와프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구 부총리도 "미국이 우리나라 외환시장에 대해 많이 이해하고 있다"며, "그래서 아마 저희가 제안한 것에 대해 받아들일 것 같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베선트 장관이 언급한 미국과 싱가포르의 통화 스와프는 600억 달러 규모로, 한국이 희망하는 무제한 통화 스와프와는 차이가 있다. 이에 따라 일정 규모의 한미 간 통화 스와프 또는 유사한 효과를 낼 수 있는 외환시장 안전장치에 대한 합의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이번 협상을 주도하는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6일 워싱턴 DC를 방문해 미국 측 '키맨'인 러트닉 상무장관과 회담할 예정이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미국에 입국해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접촉할 계획이다. 구 부총리도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및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을 위해 워싱턴 DC를 방문하며, 베선트 장관과의 만남을 통해 협상에 대한 측면 지원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대미 경제·통상 라인이 총출동한 가운데, 베선트 장관의 발언을 종합해 보면, 이달 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을 계기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 때 또는 그 전후에 양측이 투자 양해각서(MOU) 서명을 위한 최종 합의에 이를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김 장관은 지난달 11일과 4일 러트닉 장관과 뉴욕에서 만나 무제한 통화 스와프가 포함된 '수정 제안'을 미국 측에 제시했으며, 러트닉 장관도 한국 측의 외환시장 불안 우려에 일부 공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지난 13일 국회에서 "미국 측에서 지금 새로운 대안을 들고 나왔다. 지금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밝히며, 협상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내비쳤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한미 간의 경제적 협력과 통상 관계를 더욱 강화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는 서로의 이해를 바탕으로 협상에 임하고 있으며, 최종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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