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력근로제 입법 난항에 '주52시간' 출발부터 삐걱

유제린 기자 유제린 기자 / 기사승인 : 2019-11-18 14:5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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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내년 주 52시간제 시행을 앞둔 전체 50∼299인 사업장에 시한을 정하지 않은 계도기간을 적용하기로 하면서 사실상 본격적인 제도 시행이 무기한 늦춰지는 상황까지 우려되고 있다.

정부는 작년 3월 개정한 근로기준법에 따라 사업장 규모별로 단계적으로 주 52시간제를 시행하고 있다.

300인 이상 사업장은 작년 7월부터 주 52시간제를 시행 중이고 노동시간 제한의 특례에서 제외된 업종의 300인 이상 사업장은 올해 7월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대기업보다 노동시간 단축 여력이 작고 준비도 부족한 50∼299인 중소기업은 시행 시기를 늦춰 내년 1월부터 적용하기로 하고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 등 근로기준법 개정에 주력했으나 국회 일정상 연내 처리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는 지난달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6개월로 확대하는 합의안을 최종 의결했으나 자유한국당은 단위 기간을 1년으로 늘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달 14일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간사 회의에서는 이 문제가 집중적으로 논의됐으나 여야가 입장 차만 확인하는 데 그쳤다.'

한국당은 선택근로제와 특별연장근로제 확대를 민주당이 수용한다면 경사노위의 탄력근로제 시한 6개월 연장안을 받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으나, 노동계는 탄력근로제 시한 6개월 연장안 외에는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국회 상황이 꼬이면서 법 시행까지 불과 1개월여밖에 남지 않게 되자 고용노동부는 계도기간을 두면서 입법을 촉구하기로 했다.

계도기간은 주 52시간제 위반이 적발되더라도 충분한 시정 기간을 줘 처벌을 유예하는 것이다. 사실상 주 52시간제 시행을 위해 또다시 준비 기간을 주는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다.

계도기간과 함께 꺼내든 특별연장근로는 노동계가 확대 시행에 반발하는 사안인 데다 주52시간제를 사실상 무력화할 수 있는 조치라 오히려 갈등만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은호 한국노총 대변인은 "일시적인 업무량 증가와 경영상 사유는 사용자가 언제든 주장할 수 있는 사유다"라며 "특별연장근로에는 노동시간 제한이 없기 때문에 노동자들의 무한정 장시간 노동은 피할 수가 없다"라고 말했다.

현행 근로기준법 제53조 제4항은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고용노동부장관 인가와 근로자 동의를 받아 특별연장근로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시행규칙은 '재난 및 이에 준하는 사고 발생' 때만 특별 연장근로 인가를 허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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