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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집트 수에즈 운하를 가로막고 선 에버기븐호 앞의 굴착기/ 사진= 수에즈운하관리청(SCA) 제공 |
[아시아뉴스 = 최진승 선임기자] 이집트 수에즈 운하의 대형 컨테이너선 좌초로 운항이 중단된 가운데 운하 주변에 대기중인 선박들의 피해가 커지면서 세계 각국 수출기업에 비상이 걸렸다.
28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 보도를 종합하면 운하를 중심으로 양 끝에서 통행이 재개되길 기다리는 선박은 300여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선박에는 약 1500억달러(한화 약 16조9000억원)어치 화물이 실려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수에즈 운하는 지중해와 홍해를 연결하며 전 세계 무역물동량 약 13%에 해당하는 컨테이너가 이동하는 물류 요충지다. 게다가 해상으로 운송되는 원유의 10% 이상이 이 경로를 이용해 전 세계로 보급돼 각국 수출기업과 설비 기업의 피해가 커지는 상황이다.
지난 26일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의 대니얼 할리드 부대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태로 공장에 부속품 재고를 두지 않고 공정에 맞춰 공급받는 `적시생산방식(JIT)'의 유럽의 자동차부품업체와 제조업체 등이 가장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우리 기업들의 피해도 적지 않다. 중동과 아프리카지역에 판매되는 TV를 이집트에서 조립하는 LG전자는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시장 재고 부족 현상으로 인한 매출 감소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외 수출 기업들도 대체 경로를 모색하는 등 분주하다.
국내 수출입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지난해부터 국내 수출업계가 해상 운임 상승과 컨테이너 및 컨테이너 선박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사태가 벌어져 위기감이 커지는 상황"이라며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수출입업계의 피해가 눈덩이 처럼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운하 정상화를 위한 정비 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운하가 막힌지 엿새째인 28일(현지시간) 예인선 2척이 추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 등은 이날 네덜란드 알프 가드(Alp Guard)와 이탈리아 카를로 마그노(Carlo Magno)가 예인 작업 지원을 위해 수에즈 근처 홍해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최진승 기자 jschoi@asianew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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