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순례자의 길' 삼겹살 굽고 한글 낙서까지

김재성 기자 김재성 기자 / 기사승인 : 2019-10-05 09:3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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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페인 산티아고 길에서 만난 한글 낙서 [유튜버 '맑은너' 제공]

 

스페인 순례자의 길 여행자가 SNS에 올린 한글 낙서 사진이 공분을 사고 있다.

사진은 돌로 된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자의 길 이정표에 누군가가 '진실이 아니라고 말해줘요. 첫날만 힘들다 했자나요. 화이팅'이라고 써 놓은 낙서 장면을 담고 있다.

'맑은너'라는 필명의 유튜버는 "산티아고길을 걷던 중 지난 3일 팜플로나(Pamplona)를 앞둔 지점에서 이 낙서를 발견하고 지우기 위해 사포 등을 준비했는데 결국 지우지 못했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에 많은 네티즌이 이를 비판하는 답글을 달았다. 네티즌들은 '부끄럽다'거나 맞춤법이나 신경써라'는 등의 리플을 달았다.

사실 순례자의 길 순례에 나선 한국인들의 이런 노 매너는 한두 번이 아니다.

단체로 온 중년 트레킹족들이 게스트하우스 등에서 삼겹살을 굽고 김치 냄새를 풍겨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는 불만 글들이 수년 전부터 올라오고 있다. 이와 함께 단체 여행객들의 소음도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런 노 매너 트레킹족들 탓에 순례자의 길에서 한국인을 꺼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 조용히 산티아고 순례자의 길을 걷는 여행자들 [혜초여행사 제공]


일부 한국 여행자들이 산티아고 길의 분위기를 망치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심지어는 외국인 여행자들이 순례자 숙소인 알베르게(Albergue) 주인에게 미리 연락해 손님 가운데 한국인들이 있는지를 묻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해외 트레킹 전문인 혜초여행사의 한 인솔자는 "숙소나 도미토리 등에서 삼겹살을 구워 먹는 분들도 있다"면서 "전문 트레킹 팀의 경우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지만 일부 개별로 온 분들은 통제가 안 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여행작가 오윤석 씨는 "순례자의 길은 고요한 내면의 나를 만나는 길이지, 떠들썩하게 고기를 구워 먹으며 여행하는 곳이 아니다"라면서 "최근 한 자동차회사의 광고를 순례자의 길에서 찍은 사실도 이해가 안 되는 일"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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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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