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정동극장, 30년의 시간이 쌓아올린 무대

권수빈 기자 / 기사승인 : 2025-02-04 14: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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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임스 = 권수빈 기자] 국립정동극장이 문을 연 지도 어느덧 30년이 되었다. 1995년 6월 17일, 원각사의 복원 정신을 품고 탄생한 작은 극장은 그간 한국 공연예술의 진화를 보여줬다. 30주년을 맞은 2025년, 국립정동극장은 스스로의 궤적을 돌아보며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국립정동극장

국립정동극장은 단 300석 남짓한 소극장 규모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전통예술과 현대 공연예술을 모두 아우르며 정동길의 문화적 중심지로 자리 잡았다. 개관 이후 2000년대에는 ‘미소’, ‘궁’ 등 한류 공연의 초석이 되는 전통 공연 콘텐츠를 선보였고, 이후에는 연극·뮤지컬·무용·클래식 등 다양한 장르로 스펙트럼을 확장했다.

2021년에는 ‘국립정동극장’으로 명칭을 변경하면서 국립 기관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 2023년에는 개관 이래 최고 매출을 달성했고, 2024년 한 해 동안만 28편의 작품을 444회 공연하며 8만5000여 명의 관객을 맞이했다

올해 정동극장이 내세운 키워드는 ‘전통의 세계화’다. 30주년 기념 시즌 라인업에는 총 21편의 공연이 준비돼 있으며 전통 장르의 비중을 높인 점이 눈에 띈다. 새롭게 신설된 ‘K-컬처시리즈’는 전통 공연예술을 세계적 언어로 번역하려는 시도다.

그중 첫 번째 작품 ‘광대’가 이미 공연 중이다. 두 번째 작품은 판소리 ‘심청가’를 재해석한 전통연희극 ‘단심(單沈)’으로 정구호 연출과 정혜진 안무가가 참여한다. 고선웅 연출과 한승석 음악감독이 협업한 음악극 ‘서편제; 디 오리지널’은 이청준 원작을 무대로 옮겨 전통과 현대의 감성을 교차시킬 예정이다. 이외에도 다양한 실험 공연, 젊은 예술가들의 창작 무대, 클래식 및 국악 크로스오버 공연이 정동시즌에 포함돼 있다.

정동극장은 2029년까지 새로운 설계를 계획하고 있다. 정성숙 대표는 “2021년 설계공모 당선작을 바탕으로 내년 하반기 재건축에 착공해 2029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새 건물은 550석과 265석 규모의 두 개 공연장으로 구성되며, 과거 원각사 정신을 계승하면서도 미래 지향적인 공연 환경을 구축할 예정이다. 근대역사지구단위 내 위치로 인해 심의가 지연됐던 만큼 이번 착공은 정동극장의 ‘두 번째 개관’에 해당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정성숙 대표는 2022년 취임 이후 “미래를 향한 쉼 없는 도약”을 비전으로 제시했다. 이번 30주년은 그 비전의 구체적 출발점이다. 전통을 단순히 보존의 대상으로 두지 않고, 새로운 해석과 기술, 협업을 통해 세계 속으로 확장시키는 것이 국립정동극장이 향하는 방향이다.

뉴스타임스 / 권수빈 기자 ppbn0101@newstimes.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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