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가치 강세 언제까지 이어질까

장신신 기자 장신신 기자 / 기사승인 : 2021-06-11 14:5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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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약세, 무역흑자, 외자 유입 등 위안화 가치 올려

▲ 사진 = 게티이미지.


[아시아뉴스 = 장신신 기자] 위안화 가치가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31일 기준, 달러 대 위안화 환율은 6.3477위안대까지 하락해 지난 2018년 5월 이후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같은 날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외화 지준율 인상을 공고했는데, 인민은행이 외화 지준율을 조정한 것은 지난 2007년 이래 처음이다.

 

코트라에 따르면 최근 미국 대규모 부양책과 통화 완화 정책 등으로 화폐 유통이 이어지면서 달러 가치는 3년래 최저치를 돌파하고 있다. 이달 2일 기준, 글로벌 달러지수는 89.86으로 지난 3월 고점을 기록한 이후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는 추세다.
 

중국은 지난 2015년도에 위안화 환율의 시장화 메커니즘을 강화하는 ‘811 환율 개혁’을 시행했다. 이후 위안화 가치는 달러 지수의 흐름과 맞물려 변동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통상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서 위안화 가치는 상승했다.
 

해외의 공급과 수요 불균형이 지속하는 가운데, 중국의 수출이 더욱 강세를 보이는 현상 역시 위안화 가치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이후 중국 상품 무역 흑자는 점점 확대되고 있다. 서비스 무역의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해외여행 수요가 급감하면서 만성적이었던 적자폭도 지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이로 인한 중국의 무역흑자 확대가 위안화 가치 상승에 일정한 뒷받침이 되는 상황이다.
 

중국의 지속적인 무역흑자 확대의 주요 요인은 두 가지로 볼 수 있는데, 첫 번째가 미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 수요가 여전히 강하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기부양책이 발표된 후 개인소득은 지난 3월엔 역대 최대폭으로 증가하기도 했다. 상품 및 서비스 소비 역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또 다른 요인은 해외에서 코로나19가 산발적으로 재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산 제품을 대체할 수 있는 공급선 확보가 불안정하다는 것이다. 3월 유럽의 코로나19 상황이 다시금 악화되며 생산에도 영향을 미쳤다. 3월 미국의 수입액 중 유럽연합(EU)이 차지하는 비중이 현저히 줄어든 반면, 중국의 경우 하락세가 둔화된 것을 볼 수 있다. 4월말로 접어들면서 발생한 인도 2차 폭발은 아시아 지역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산 상품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유효하며, 이는 4월 이후 중국의 수출 및 무역흑자가 사상 최대로 증가한 요인이기도 하다.
 

최근 위안화 강세는 외자의 빠른 유입 속도와도 관련이 있다. 주식시장에서의 외자유입 현황을 보면 최근 홍콩 주식거래소 및 상하이선전 거래소 교차거래 시스템(후강퉁.선강퉁)을 통해 중국 본토 주식(A주)에 투자하는 이른바 북향자금(北向資金)의 유입이 늘고 있다. 지난달 25일에만 217억 2300만 위안이 유입돼 최고치를 기록했다.

 

채권시장의 경우 지난해 6월 이후 외국기관 투자자들이 중국 채권을 대량 매수하기 시작했다. 올해 3월 위안화가 잠시 약세를 보이자 기관 투자자들의 채권 매수 속도가 다소 완만해졌으나, 4월 해외 기관 투자자가 다시 채권 보유를 늘이기 시작해 위안화 강세를 부추기고 있다.
 

최근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중국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지난 3월, 4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4.4%, 6.8% 상승하며, 3년 6개월 만에 최고점을 찍었다. 위안화 강세는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한 충격을 상쇄할 수 있는 일종의 툴이 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시장에서는 중국 당국이 위안화 강세를 용인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위안화 강세가 지속할수록 해외자금 유입속도는 더욱 빨라지는 등 외자 유치에 유리해지며 해외진출 비용도 감소할 수 있다. 또한 1단계 미·중 무역합의에서 미국 측이 강조한 인위적 위안화 평가절하 방지에 부합하고 있어 미·중 분쟁의 갈등 요소가 일부 줄어드는 효과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해외 자급 유입될수록 중국 내 부동산 및 증시가 과열될 수 있어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한 중국 입장에서는 곤혹스러운 상황이 될 수 있다. 위안화 강세는 중국의 수출품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도 있다.
 
현지 전문가들은 위안화의 상승은 지속할 수 없다고 전망하고 있다. 앞서 분석한 위안화를 상승시키는 3가지 요인들이 하반기엔 변동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우선 달러지수의 경우 지속적이며 빠른 하락의 가능성은 매우 낮게 보고 있다. 조 바이든 정책은 약 2조 달러에 달하는 부양책을 시행할 예정이며, 올해 하반기 미국경제는 상반기보다 더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을 6.0% 이상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눈에 띄게 높아졌는데 올해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증가율은 3월의 1.6%에서 3.0%로 뛰어올랐다. 미 연준은 테이퍼링을 예고하고 있으며, 이를 종합했을 때 올해 달러지수는 90-91 수준이 될 것으로 시장은 전망하고 있다. 올 4분기에는 미국 경제의 분기별 성장률이 최고치로 상승함에 따라 미국 장기 금리가 다시 상승하고 달러지수가 눈에 띄게 반등할 전망이다.
 

현지 무역관은 “백신의 개발 및 보급으로 세계 팬데믹이 어느 정도 변곡점에 다다를 경우 중국의 상품무역 흑자는 점차 축소될 것이며, 이는 위안화 강세에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전망이다”라며 “지난해 중국의 수출 호조 요인은 전 세계적인 팬데믹으로 인한 충격, 하반기 세계 수요 회복에 의한 것이다. 그러나 팬데믹 현상이 어느 정도 잦아들고 해외 각국에서 생산이 정상화될 경우 중국 수출품의 대체속도는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신신 기자 kiraz0123@asianew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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