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임스 = 우도헌 기자] 지난 10월 19일 오전 9시 30분경,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 아폴론 갤러리(Galerie d'Apollon)에서 대담한 절도 사건이 벌어졌다. 범인 4명으로 추정되는 조직이 사다리차(버킷 리프트)를 이용해 박물관 외벽 쪽 2층에 침입, 고성능 각도그라인더와 절단 공구로 유리 진열장을 깨고 보석 8점(약 1천400억 원 추정치) 이상을 탈취한 뒤 오토바이로 달아났다.
나폴레옹 3세의 부인 엠마누엘 왕비의 진주와 다이아몬드로 장식된 티아라, 엠마누엘 왕비의 보디스 보석 브로치, 마리 루이즈 황후의 에메랄드 목걸이와 귀걸이 세트, 마리 아멜리 왕비와 오르탕스 왕비의 사파이어 티아라, 목걸이, 귀걸이 세트, 성유물 브로치가 그 대상으로, 탈취된 8점 중 1점은 도둑들이 도주 중 떨어뜨려 회수됐지만 나머지 7점은 여전히 행방이 묘연하다.
 |
| ▲사진=KBS 뉴스 |
박물관은 절도 직후 긴급 폐관했으며 다음 날까지 방문객 입장을 중단했다. 프랑스 정부는 이번 사건을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공격”이라 규정하며 보안 재정비에 착수했다.
절도품은 국제형사경찰기구(INTERPOL)의 예술품 도난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됐다. 박물관장인 Laurence des Cars은 보안 시스템의 허점을 인정하고 일련의 강화 대책을 발표했다. 프랑스 정부는 전국 박물관 및 문화시설의 보안 점검을 명령하고, 루브르의 700만 유로 규모 리노베이션 사업에 보안 강화 항목을 추가했다.
이 사건 이전에도 파리의 자연사박물관( Muséum national d’Histoire naturelle)에서 금괴 절도 사건이 있었고, 이때 중국 국적 여성이 바르셀로나에서 체포됐다. 단 7분 만에 벌어진 루브르 박물관 도난 사건과 함께 이 사건 또한 국내에 알려지면서 이목을 모았다.
대중은 이번 사건을 충격과 경악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 방문객은 “세계에서 가장 방문 많은 박물관이 이렇게 뚫릴 수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문화유산 관리 및 박물관 보안에 대한 신뢰가 크게 흔들리면서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단지 절도범 문제 뿐 아니라 박물관 운영 시스템 전반의 리스크를 드러냈다고 분석했다.
루브르 강도 사건은 절도를 넘어 문화유산 보전의 허점을 상징한다. 명작 그림이나 유명 회화가 아닌 역사적 왕실 보석이 타깃이 됐다는 점에서 유물로서의 가치보다는 ‘전략적 가치’가 절도범들 사이에서 고려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또한 박물관이 관광객 증가·운영 비용 절감 등의 압박 속에서 보안 투자를 뒤로 미뤘다는 내부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세계적인 문화시설이 직면한 물리적·디지털 보안의 복합 위험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앞으로 박물관 운영·관리, 정부 정책 등이 이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뉴스타임스 / 우도헌 기자 trzzz@naver.com
[저작권자ⓒ 뉴스타임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