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경복궁 선원전 편액, 조선 왕실의 숨결을 되찾다

우도헌 기자 우도헌 기자 / 기사승인 : 2025-02-04 14:2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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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임스 = 우도헌 기자] 조선 왕실의 법궁 중 하나였던 경복궁 선원전의 편액이 일본에서 돌아왔다. 검은 바탕에 금빛 글씨로 새겨진 ‘선원전’이라는 이름은 세월과 먼 거리를 견디며 여전히 위엄을 뽐낸다. 일제강점기와 전쟁, 해외 반출의 아픔을 겪은 유물이지만 이제는 국립고궁박물관에 전시돼 일반에 공개되며 조선 왕실의 전통과 역사를 다시 마주할 수 있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선원전은 조선시대 역대 왕의 어진을 모신 건물로, 경복궁뿐만 아니라 창덕궁과 경운궁에도 각각 마련됐다. 왕이 거처를 옮길 때는 어진과 함께 정성껏 이동하며 건물과 의례를 지켰다. 이번에 공개된 편액은 가로 312cm, 세로 140cm의 대형 편액으로, 금빛 글씨와 칠보 문양, 구름무늬 조각 등으로 장엄함을 드러냈다. 전문가들은 1868년 재건된 경복궁 선원전에 걸렸던 것으로 추정한다.

편액이 어떻게 일본으로 반출됐는지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국립고궁박물관과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은 2023년 말 일본 경매에 편액이 출품된 사실을 확인하고 즉각 환수를 요청했다. 일부 기록과 소장자의 주장에 따르면 박문사 건립 과정에서 선원전이 해체되고 편액이 일본으로 넘어갔을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명확한 증거는 남아 있지 않다.

편액 환수 과정에는 ‘리그 오브 레전드(LoL)’ 게임사 라이엇게임즈가 힘을 보탰다. 라이엇게임즈는 2012년부터 ‘국가유산지킴이’ 활동을 이어오며 이번 편액 환수를 포함해 총 7건의 유물 환수를 지원했다. 기업과 정부가 협력해 문화유산을 지켜낸 사례로, 현대 문화와 역사 보호가 결합된 의미 있는 순간으로 평가된다.

선원전 편액은 조선 왕실의 신성함과 문화적 정체성을 상징하는 유물이다. 현재 국립민속박물관이 자리한 선원전 권역은 2030년부터 본격적인 복원 계획이 수립돼 있다. 해외로 반출돼 아직 환수되지 않은 유물도 다수 존재한다. 이번 편액 환수는 역사적 기억과 문화적 정체성을 현재로 이어주는 상징적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뉴스타임스 / 우도헌 기자 trzz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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